간단한 무선마이크의 채널 설정 방법

어제 아는 선배님의 행사를 도와드리러 갔다가 겨우 네 채널의 무선마이크 세팅 때문에 제법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콘솔이 2층에 있었기 때문에 무대 옆에 있던 수신기의 세팅을 제가 확인하지 못한 탓이었죠.

나타난 문제는... 총 네 세트의  Shure SLX 와이어리스 중 두 세트는 잘 작동했지만 나머지 두 세트가 소리가 거의 나지 않거나 작고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수신기에 연결된 XLR케이블과 채널도 모두 확인 된 상태였고 더군다나 수신기의 안테나 감도도 좋게 나타나 있었죠.

결국 문제는 무선 마이크의 채널 설정이었습니다. 무선마이크 채널을 설정하면서 네 개의 마이크의 주파수를 서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고 네 개의 마이크를 서로 다른 그룹의 주파수로 배치해 놓은 탓이었습니다.  

 무선마이크를 보면 그 Hz로 표시되는 주파수 외에 '그룹'이 있습니다. 그 그룹 아래 채널이 있구요, 수신기에 '1-2'로 표시된다면 '1 그룹의 2번 채널 마이크'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주파수 '그룹'은 혼신이 적은 주파수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한 장소에서 4 세트의 무선마이크를 사용한다면 그 마이크의 주파수는 동일한1번 그룹에서 1,2,3,4 또는 1,3,5,7 이렇게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얼핏 생각하기에 무선마이크를 사용할 때 그 마이크의 주파수만 피해 사용하면 될거라 생각하지만 실은 골치아픈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혼변조(intermodulation)'란 현상입니다. 

2개의 무선마이크를 사용할 때 2개의 주파수 사이에는 이 둘 사이의 간섭으로 새로운 주파수가 이 생성되게 되는데  이러한 전파를 '혼변조 주파수'라 합니다.  무선마이크의 숫자가 늘어나면 이러한 혼변조 주파수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혼변조 주파수의 계산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무선마이크 제조업체에서는 위와 같이 서로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주파수를 그룹으로 묶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만듭니다.  그 때문에 주파수를 겹치지 않도록 사용한다고 해서 서로 다른 그룹의 주파수를 배치하는 것은 오히려 안전한 주파수를 피해가는 것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그룹 3,4의 채널 숫자는 10개 입니다. 이것은 그 주파수 범위에서 사용 가능한 안전한 채널이 10개 라는 뜻입니다. 물론 그 이상의 채널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채널을 사용한다면 여러 대의 마이크가 한꺼번에 사용될 때 어느 채널에서 어떤 형태의 혼신이 발생할지는 장담할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단하게 가장 안전한 채널 선택의 팁을 이야기해 보면

1) 수신기의 전원을 모두 켠다. (송신기의 전원은 모두 꺼진 상태)

2) 첫번째 송신기를 켜서 하나의 그룹을 선택하고 첫번째 송신기와 수신기의 채널을 맞춘다 (예 : 1-1)

3) 두번째 수신기의 채널을 1-2,1-3으로 올려가면서 수신전파의 레벨을 확인해 레벨이 뜨지 않는 채널을 선택한다.

  (  이 때 수신기의 RF레벨은 곧 불필요한 전파를 뜻한다. 간섭되는 전파가 없는 채널을 찾는 것이다)

3) 두번째 송신기의 전원을 켜고 수신기와 채널을 맞춘 후 켠 채로 둔다.

4) 역시 동일한 그룹에서 세번째 수신기의 채널을 올려가면서 간섭이 없는 깨끗한 채널을 찾는다.

5) 세번째 송신기를 켜고 채널을 맞춘다.

6) 위의 사항을 반복한다.